‘빠른 볼 줄이고 변화구 늘렸다’…임찬규가 예년보다 잘 던지는 이유
LG 트윈스의 베테랑 투수 임찬규(33)가 2025시즌 들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팀의 선두 경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눈에 띄는 구속 변화는 없지만, 투구 패턴의 전환과 정교한 제구력으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커리어 하이 향해 달리는 ‘진화된 이닝이터’
임찬규는 현재 6승 1패로 KBO 다승 부문 3위, LG 투수진 중 WAR(승리 기여도) 1위(1.64)를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WAR 순위에서도 5위권에 들며 명실상부한 중심 투수로 자리 잡았다.
총 51⅔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이닝 순위 4위에 올라 있는 그는, 4월 10일 키움전부터 5월 10일 삼성전까지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이닝 소화력으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볼 배합 전환…속구 대신 슬라이더 비중 확대
임찬규는 이번 시즌 속구 계열 비중을 줄이고, 슬라이더 등 변화구 사용률을 대폭 늘리는 전술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포심과 커터를 병행했지만, 올해는 포심 단독 구사에 집중하며 슬라이더의 구속 편차와 낙차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슬라이더는 커터보다 느리고 더 큰 횡변화를 보이는 구종으로, 헛스윙과 땅볼 유도에 효과적이다. 임찬규는 이러한 스타일 변화를 통해 직접적인 탈삼진보다는 효율적인 아웃카운트 확보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피칭을 조정하고 있다.
정확한 제구 + 완급조절 = 피네스 피처의 정석
스스로를 “제구형 투수”라 정의한 임찬규는 스트라이크존 양쪽 하단을 정확히 공략하는 변화구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경기 운용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자책점 2.09, WHIP 1.14는 통산 성적(ERA 4.43, WHIP 1.46)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그는 완급 조절 능력도 함께 키우며, 상대 타자들의 페이스를 흔들고 있다. 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조합한 투구는 빠르진 않지만, ‘볼보다 타이밍’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높은 효율을 기록 중이다.
LG 선두 재탈환의 열쇠, 임찬규
최근 한화 이글스에 리그 1위 자리를 내준 LG는 다시 선두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 안정적인 선발 운용이 절실한 상황이다. 임찬규는 매 경기 믿고 맡길 수 있는 에이스급 투구로 팀 마운드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성적뿐 아니라 경험까지 겸비한 그는 LG의 '숨은 MVP'로 평가받는다. 선수단의 리듬을 이끄는 조율자로서, 시즌 후반까지도 꾸준한 활약이 기대된다.
“기교로 이기는 피처” 임찬규의 반등, 어디까지 이어질까
빠른 볼 하나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타자들과 심리전을 펼치는 임찬규의 진화는, 단순히 개인 성적을 넘어 LG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시즌 후 커리어 하이 기록을 다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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